원노트를 이용한 계획 관리 소개

2024. 11. 14. 23:55계획/계획 실천론

 나는 성격이 계획적이지 못하다. 어렸을 때는 항상 시험기간이 되어서 그것도 시험이 임박해서야 공부를 했고, 이런 압박이 없는 성인이 되어서는 허송세월을 쭉 보내왔다. 하지만 언제나 계획적인 삶을 갈망해왔다. 그래서인지 기록하는 습관은 이제 어느정도 생겼다.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준비물: 원노트

https://www.onenote.com

 

Microsoft OneNote | 디지털 노트 앱

 

www.onenote.com

 

 우선 원노트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원노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노트 프로그램으로 이전에는 오피스 제품군에 붙어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다.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쓸 수도 있고, 웹브라우저에서도 바로 쓸 수 있다. 원노트는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자료를 저장한다. 그래서 동기화를 통해 컴퓨터와 휴대폰 둘 다 쓸 수 있다. 컴퓨터에서 수정하면 휴대폰의 내용도 수정된다. 동시에 켜놓고 한쪽에서 수정하면 한쪽도 곧 반영된다.

 다만 변경 사항이 충돌나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다. 주로 충돌이 날 때는 컴퓨터에서 편집하다가 껐는데 미처 동기화가 되지 않았고, 그 상태에서 휴대폰에 뭔가 작성했는데 컴퓨터에서 작성 한 것과 충돌 날때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컴퓨터 편집본과 휴대폰 편집본 중 누가 우선인지 몰라 충돌이 난다. 이럴 때는 휴대폰에서 해결할 수 없고 컴퓨터에서 충돌 페이지를 삭제해줘야한다. 가장 최신 편집본이 기본값으로 올라 있고 충돌 페이지라고 이전에 수정했던 페이지가 분리되어 나온다. 이 분리된 페이지를 삭제하면 된다. 말이 어렵지만 실제론 쉽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며 충돌 페이지 예시를 보여주려고 여러 방법으로 테스트 했으나 충돌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충돌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

 나의 경우 컴퓨터에선 본격적인 편집을 하고 휴대폰에선 생각 날때마다 보고 간단하게 내용을 쓴다.

 

나의 사례

 원노트는 기본적으로 "전자 필기장 - 섹션 - 페이지" 3단계로 구성된다. 전자 필기장 안에 섹션이 있고, 섹션 안에 페이지로 구성된다. 전자 필기장과 섹션은 구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고, 페이지가 실제 내용을 쓰는 공간이다. 아래 그림을 참고해보자.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많은 부분을 삭제 처리했다.

 나의 경우 오늘이란 이름으로 전자 필기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 섹션이 있는데 "오늘", "2024년11월"과 같은 것들이다. "오늘" 섹션에는 또 페이지가 있는데 순간 떠오르는 것들은 주로 여기에 기록한다. 제일 메인이 되는 것은 "오늘 2024.11.14.목" 이라는 페이지이다. 이 페이지에 오늘 할 일, 내일 할 일, 기타 할 일을 적는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이 페이지를 그대로 복사해서 "2024년11월"이란 섹션에 붙여놓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의 일기가 된다. 아래 그림을 보자.

 

스프린트 일정 관리론

 그런데 약간 더 욕심을 부려 일과표로 일상(루틴)을 만들고 싶었다. 소프트웨어 개발론에 스크럼 개발 기법을 보면 스프린트 계획 회의란 것이 있다. 여기서 "스프린트"란 단어에 꽂혔다. 스프린트의 사전적 정의는 단거리 뛰기 같은 것으로 말하자면 단기 계획 회의로 보면 된다. 그런데 스프린트라 하면 전력질주가 연상된다. 하루 일과를 쭉 나열하고, 계획을 짜고, 스프린트(전력질주)를 하는 것이다. 이를 스프린트 일정 관리라고 하겠다. 스프린트 일정 관리를 위해 나는 오늘 페이지 오른쪽 면에 루틴 시간표를 붙여놓고 더 구체적인 일정을 짠다. 아래 그림을 보자.

 그런데 이 스프린트는 매일 이것저것 쓰게 되어 다음날 다시 이 표를 쓰려면 칸을 다 지워야한다. 그래서 편하게 쓰려면 미리 틀을 만들어 놓고 어제 썼던 표는 통째로 지우고 틀을 복사하도록한다. 루틴 시간표라는 페이지를 따로 만든다. 그리고 거기에 시간대별로 뭘 할지 정리를 할 틀을 만든다. 나의 경우 원노트에서 표를 만들었다. 아래 그림을 보자.

그런데 쓰다보니 일상(루틴)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 그래서 평일과 휴일로 나눠 시간표 틀을 짜놨다. 

 

 

 계획을 했으면 실행을 하고 항상 평가를 해야한다. 무슨 경험을 하든 항상 피드백은 중요하다. 틈틈히 휴대폰으로 오늘 페이지를 보며 실행한 것에 간단한 평을 남기면 좋다. 나의 경우 스프린트 표에 적으려고 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한 일을 돌아보며 페이지 가운데 간단한 소감을 적는다. 이렇게 꾸준히 하면 나만의 일기가 되고, 역사책이 된다.

 

 

 괜찮아 보이지 않는가. 아래처럼 달별로 모아놓으면 뿌듯하다. 참고로 원노트는 내보내기란 기능이 있어 백업도 가능하다. 온라인 저장이지만 실수로 삭제해버리는 참사(원드라이브의 문서 폴더에 바로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탐색기에서 바로가기 아이콘으로 나와있어 여차하면 지우기 참 쉽다.)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백업을 반드시 하도록하자. 나의 기록이 삭제되는 것만큼 슬픈 일이 없다. 또 첨언을 하자면 어느정도 페이지가 많이 쌓이면 원노트가 느려지는 느낌이 온다. 그래서 나는 "오늘" 전자필기장에서 "지난 오늘" 전자필기장으로 몇 달 전 것은 다 옮겨버린다. 또는 전자필기장을 년도별로 관리하는 것도 좋다.

 

 함정이 있다. 오늘이란 페이지를 매일 관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의 경우 틀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2014년부터(그 때는 "결산"이란 이름으로 썼다) 원노트로 일정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10년의 세월동안 제대로 하진 않았다. 겨우겨우 해야 할 일 목록만 유지해왔고, 행동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음날 복사 붙여넣기만 반복했다. 심지어 복사 붙여넣기도 안 하고 몇 달 거른 적도 있다. 스프린트 일정 관리는 올해부터 도입했지만 마찬가지로 행동으로 이어지기 힘들었다. 그래서 블로그도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글도 쓰고 했으니 내일부터는 착실히 실행해야겠다.